in 후니넷

웹디자이너(독백)

어제 밤 친구와 메신져로 대화를 나눴다. 서울에서 웹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친구는 나에게 뜬금없이 “향후 진로를 바꿨냐”라며 물었다. 나는 바꾼적도 없고, 앞으로 바꿀 생각도 없다”라고 대답했지만, 서로 생각하는 부분에 깊은 오해가 있음을 느꼈다.

언제부턴가 나는 웹디자이너 친구들에게 웹표준 준수와 CSS 디자인의 유용성을 강조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방향에 대해서 설파(?)해왔다. 그러나 똥고집의 친구들을 설득하는 건 쉽지 않았고, 결국 어제 밤엔 “너는 이제 디자이너가 아니라, 개발자야”라는 소리까지 듣게 됐다.

아니다. 나는 웹디자이너다. 다만 나는 감성적인 디자인과 이성적인 CSS가 조화롭게 결합될 때, 웹 디자인의 진수를 표현할 수 있다고 믿을 뿐이다.

이런 믿음이 현실화 될 것일지, 아니면 나만의 상상으로 끝날 것일지.. 확실한 건 1년 안에 결론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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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웹디자이너인데, 그런 소리(너 디자이너니 코더니?) 들을까봐 무서워서 주변에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소심하죠-;

    대다수의 한국 웹디자이너들은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개성있는 그래픽’을 만들어내는 것만이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웹에이전시들이 쏟아내는 사이트들을 보면 알 수 있죠. 심지어는 사용자에게 마우스휠을 이용해서 구경하라고 강요하는 사이트들도 있고요,
    아무리 사용하기 불편해도, 파이어폭스에서 두동강이 나도, 아름다운 그래픽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웹어워즈 코리아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웹어워즈 코리아에 올라가는걸 훈장처럼 생각하죠..(물론 기쁜 일이지만)

    웹이라는 환경 안에서 디자인하는 이상 html과 CSS, 그리고 웹 자체에 대한 이해는 필수인데, 그건 ‘코더의 영역’이라며 어차피 큰 회사나 에이전시에서는 다 세분화 되어있는데 왜 자기가 신경을 써야 하냐고 합니다.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그거죠.
    “디자이너가 왜 코딩을 해야해?”

    쓰다보니 부정적인 이야기만 남긴 것 같은데;
    뭐 여튼 저도 님의 생각과 느낌에 동감한다는 겁니당

  2. 님들같은 디자이너에게는 연봉을 많이 주어야 하는 걸까요? ^^

    저희 디자이너는 딱 세 문장을 구사합니다.

    왜 이렇게 디자인했나요?
    예쁘잖아요.

    왜 이 색을 썼지요?
    있어 보이잖아요.

    디자인 컨셉이 뭐죠?
    돈 냄새 나는 거요.

    그리드 개념도 없고,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지도 않고,
    오직 자기의 모니터 크기에 맞춰서 디자인하며,
    있는 사진 최대한 재활용하고, 배워서 하라고 하면……
    “전 못해요. 전 디자이너예요.”

    일러스트레이터도 못 쓰고, 파워포인트, 워드 하나도 못 다루기 때문에 사내 문서 디자인도 전혀 손대지 못하고 오직 포토숍만 할줄 아는 30대 중반의 우리 디자이너…
    그러고도 경력 많다고 월급 더달라고 하면 참…

    젊은 시절에 면접 볼 때 “눈이 좋아서” 뽑았다고 하던데,
    무언가 회사에서 잘못 가르친 모양입니다. ㅠㅠ

    그러니 님들같은 디자이너를 보면 신기합니다.
    연봉을 얼마나 줘야 그런 디자이너랑 일할 수 있는 걸까요…

  3. @이명신: 웹 디자인 특성상, 웹이라는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알면 좋다고 생각해요.

    좋은 분들과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좋은 디자이너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겠죠.

    명신님과 같은 분과 일하는 분들도 좋은 디자이너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