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 생활은 동아리 생활이 거의 50%를 차지한다. 아마 총학생회와 같은 학생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70% 이상을 차지했을 것이다. 중간/기말고사 때도 도서관보다 동아리방에서 공부하는 편이었으니.. 문제가 좀 있었다. -_-;

전남대학교 유일한 만화동아리 열린만화 창’에서 회지가 발간됐다. 언제부턴가 매년 발행되는 회지에 관심을 잃고 있던 나였지만, 이번 회지는 발행 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거의 4년만에 동아리 각 기수별 회원소개란이 실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동기이자 고교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간도(별명, 현재 無名만화가)가 이번에 발간된 회지에 실릴 97소개란을 환상적으로 제작한다는 소문이 이미 2달 전부터 퍼졌기 때문이다.

97 소개 페이지 일부 - 1/2

97~8년 대학 근처 오락실(그땐 겜방이 없었음)의 최대 흥행작이었던, 이게임을 할줄 모르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해야 했던, King of Fighter 97을 아시려나??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기 전에 오락실용 게임으로써 전국적인 게임대회를 개최할 만큼 많은 이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던 게임이다. 동아리 종례를 마치면 남녀 구분 없이 동기들 모두가 오락실로 향할 정도였다.

이 게임의 캐릭터들을 동아리 동기들과 비교해서 추억과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친구의 센스. 역시 전문만화가는 다르다.

당시 100전 99승 1패(약간 오버)의 극악무도 이오리(게임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었던 나는 동아리 모람적이(개인노트)에 다른 회원들로부터 시기와 질투의 글과 그림들을 받곤 했었다. 아래 그림은 예전에 스캔해 놓은 노트의 한 페이지이다.

목표는 100연승! 언제나 1승이 모자라다!

벌써 8년 전 기억인데, 당시 게임과 관련된 수많은 일화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른 동아리와 술사기 타이틀 걸고 게임 대전… 게임 한판 더 하다가 집까지 걸어갔던 기억들..

요즘 특별히 게임을 즐기지 않는 나로써는 당시의 게임과 관련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준 이번 회지와 회지를 발행하느라 고생한 후배들이 고마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