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네비게이션과 군용짚차
나는 군대에서 1년 동안 국방부 만화병으로, 나머지 1년 동안 연대장 당번병으로 지냈다. 국방부 파견을 마치고 연대에 돌아온 후, 1호차 운전병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다. 일명 부대 최고 까리병사 1, 2호라 불리웠던 기억이 난다.
1호차 운전병은 작은 부대에서 1.5톤 덤프트럭을 몰던 넘인데 Back이 좋았던지 연대로 오게됐고, 이후 소형 짚차를 운전하게 되면서 불평을 많이 했다. 겨울철에 운전하면서 소형짚차가 자꾸 헛발질은 한다는 불평이었는데, 스노우체인을 열심히 감아도 산간 언덕길을 주행할땐 겁나는 일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1.5톤 트럭은 든든한데, 짚차는 별로 믿음이 안가.” “1.5톤 트럭은 내가 운전하는 데로 움직이는데, 짚차는 조금만 핸들을 틀어도 들쑥날쑥 움직이며, 가끔 예상 범위를 넘는 행동을 한단 말야”
플래시 네비게이션에 대해서 서로 다른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군용 소형 짚차와 같은 존재임에 분명하다.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병사들은 날쌔고 새련된 1호차를 부러워 하지만, 막상 1호차 운전병은 덤프트럭을 그리워한다. 인식 가능한 범위를 넘는 행동(일명 톡톡 튀는 액션)으로 사용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플래시 네비게이션이지만, 이런 행동들은 오히려 사용자들의 경험을 거부하고 새로운 학습을 요구하는, 결론적으로 사용자 재방문율을 낮추게할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A라는 사이트는 화려한 플래시 네비게이션이 컨텐츠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B라는 사이트는 플래시 애니메이션(마우스 오버시) 네비게이션이 컨텐츠 탐색시간을 증가시킨다. 똑같은 컨텐츠를 제공하는 사이트라면, C라는 단순 텍스트 또는 이미지로 네비게이션이 구성된 사이트의 사용자 수가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