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시판을 추가하기 위해서 제로보드XE를 다운받아 설치해봤다. 설치 파일 크기가 작지 않기에 FTP에 업로드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관리자 페이지에서 몇 번 클릭만으로 쉽게 게시판을 생성할 수 있었다.

제로보드XE

내가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 제로보드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1. 포럼형 외산 프로그램보다 기능 및 UI측면에서 국내 사용자들의 기호에 맞다.
  2. 과거 국내 최대 커뮤니티를 형성했기에 사용자 파워를 기대할 수 있다.
  3. 웹표준을 준수했다.

1번과 2번 모두 중요한 이유였지만, 3번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다. 워드프레스라는 설치형 외산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1,2번은 나름대로 감당할 수 있지만, 3번은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로보드XE를 사용해보니, 곧바로 결정적 문제를 만났다. 바로 HTML 문서를 다루는데 제약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레이아웃 모듈이나 스킨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HTML 문서의 형식과 head 영역을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제로보드XE는 브라우저와 같은 화면에 출력되는 부분인 body 영역은 조정할 수 있지만, 문서의 메타 정보와 외부 CSS나 JavaScript 및 XML/RSS 등을 조정할 수 없다.

이 문제를 단순히 웹 페이지의 메타 정보와 외부 CSS/JS 파일을 이용하는데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러한 요소는 검색 엔진 최적화는 커녕 웹 사이트 전반을 관장하여 디자인적 통일성과 네트워크 성능 향상 에 결정적 걸림돌일 수 밖에 없다.

더더욱 HTML 문서 형식을 변경할 수 없는 점은 무척 당황스러울 뿐이다. 제작자 입장에서 자신의 기호와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할 문서 형식을 임의로 지정되어 수정할 수 없다는 발상 자체가 과거 웹용 CMS의 권한 남용 사례와 똑같다. CMS가 CMS 다워야지, 컨텐츠가 아니라 제작자를 관리하면 안된다.

이러한 head 영역을 접근하고 수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한, 제로보드XE는 한국을 넘어 일본은 커녕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인정받고 사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며 멋진 기능들을 갖춘 강력한 프로그램인 것은 사실이다. 단지 1가지 내가 언급한 문제만 해결한다면 정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커뮤니티 구축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일단 커뮤니티 사이트 구축은 무기한 연기해야 겠다. 다른 외산 프로그램을 선택할지, 다시 제로보드XE를 선택할지 좀 더 고민해야 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