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3일짜리 예비군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장에 올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정말 이곳에서는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시청각 자료를 볼때나, 교관/조교들의 교육을 듣고 있을 때면 마치 1분이 1시간처럼 길게만 느껴진다.

예전에 군대에 있을때도 그랬다. 문득 상념에 빠지다 보면, 수만가지 생각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가도 막상 시간을 확인하면 5분도 지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카페 안에서도 그랬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그랬다. 가끔씩은 이렇게 시간의 흐름을 파악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들을 하곤 한다.

서울생활을 시작한지 1주일도 안됐지만, 이곳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을 느낀다. 오전에 출근해서 아무것도 안한 것 같은데도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가온다. 점심먹고, 커피마시고, 직원들과 대화 좀 나눈 후에, 책상 앞에서 문득 시간을 확인하면 퇴근 시간이 가까워진다.

아직 주변 지리는 물론이고, 직장 주변 지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그럴까? 담배 하나 피러 건물 밖으로 나왔다가 잠시 주변 산책을 하다보면, 1 시간이 훌딱 지나버릴 때도 있다. 이럴 경우 대부분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통해서 제정신을 찾곤 한다.

9월 1일(내일이군)부터 정기국회가 시작하면, 좀더 빠듯빠듯해져야 할텐데.. 내 시선은 자꾸 다른 곳에 머무르려 한다. 첫 타지생활(군대 제외)라서 그런 건지, 가늠하기 어렵다.

내일 3일차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기 전까지 머리 속의 수많은 잡념들을 떨쳐내야겠다. 나름대로 고육책은 맘맞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통해서 수다를 떠는 것!

술 마시러 가야 겠다. 🙂